저는 처음에 단어 외우기는
[日]
이런 한자가 있으면 그냥 모양이나 획순을 외우고 뜻 (날 일)을 외우면 끝나는 줄 알았는데
불행히도 일본에서는 이 한자를 상황에 따라 여러가지 방법으로 읽는 훈독과 음독이 매우 발달되어 있어 뜻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른 읽는 방법도 외워야 하는 큰 단점이 존재한다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이 개념 때문에 저는 처음에 단어를 어떻게 외워야 될지 감도 잡히지 않아서 한동안 좌절감을 겪기도 했었죠 ㅎㅎ
지금도 많이 아는건 아니지만 그동안 독학하며 알게된 개념을 정리할겸 이번 포스트에선 훈독과 음독의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1. 음독의 뜻
음독은 音読み로 한자 소리음, 읽을 독 두 글자에 오쿠리가나로 み자가 붙어 말 그대로 한자를 음으로 읽는 다는 뜻입니다.
(오쿠리가나는 조금 뒤에 다루겠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日]란 한자를 우리가 읽을 때 "일"로 읽듯 일본에서는 상황에 따라 じつ(지츠)나 にち(니치) 등으로 읽게 되는데 이걸 음독이라고 합니다.
한자에 따라서 5 ~ 6가지가 되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2. 훈독의 뜻
훈독은 訓読み로 한자 가르칠 훈, 읽을 독 두 글자에 음독과 같은 오쿠리가나 み자가 붙어 있는 모양으로 뜻으로 읽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된 [日]의 훈독은 며칠째 날을 의미하는 か(까)나 해를 의미하는 ひ(히), び(삐) 등이 있죠.
음독과 마찬가지로 훈독의 갯수 또한 정해진게 없습니다.
3. 왜 이렇게 복잡하게 되었는가?
한자의 기원이 중국이었기에 중국에서 한자가 만들어지고 먼 곳인 일본까지 전해지고 널리 쓰이게 된 시간 차이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위에서 언급된 [日]는 어떤 지역에선 백년전부터 じつ라고 부르며 사용했는데 또 어떤 지방에선 십년전에 중국에서 にち라고 전해져 사용되었다가 이 두 지방 사람들이 교류하다 보니 같은 글자를 서로 다르게 부르는걸 알게 되곤 じつ와 にち 둘 다 사용하기로 약속하면서(...) 같은 한자에 음독의 갯수가 늘어나게 되었죠.
훈독또한 백년전엔 [日]한자가 전해질땐 하루라는 시간의 개념이었는데 자기들끼리 사용하다 보니 어제와 오늘을 구분하는 뜻도 추가되고 또 백년 후엔 태양이란 뜻도 중국에서 건너와서 추가되고 등등(...) 이러다보니 음독 보다 더욱 복잡한 체제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음독과 훈독들은 역사가 오래 되었으면서도 뜻으로 통하는 문자이다 보니 일본뿐만 아니라 한자 문화권에선 모두 나타나던 현상이지만 (우리나라도 한자를 음차하던 시절엔 나름 흔했던 현상이었다고 합니다.) 일본은 여러 여건들이 겹치며 아주 심하게 발달된 모습인거 같습니다.
4. 오쿠리가나
이렇듯 하나의 한자에 읽는 방법이 다양하다 보니 같은 일본인이라도 뜻이 전달되지 않거나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이 발생되자 이러한 문제점도 줄이고 읽기도 편하게 하기 위해 한자의 음독과 훈독중 (대부분 훈독) 마지막 음을 가타카나나 히라가나로 적어 두는걸 오쿠리가나라고 합니다. (1945년 이전엔 가타카나로 썻고 이후엔 히라가나로 한다고 하네요.)
예를 들어 제가 포장하다란 뜻을 표현하기 위해 [包] (쌀, 보따리 포)자를 쓰면 읽는 사람은 이게 포장을 뜻하는지 아니면 감싸거나 숨긴다는 뜻인지 아님 총을 발포 한다는 뜻인지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때문에 쓰는 사람이 포장하다는 의미의 훈독 つつむ의 마지막 む자를 한자 뒤에 붙여 包む 라고 쓰면, 읽는 사람도 아 포장하다란 뜻이고 つつむ라고 읽는구나 라고 쉽게 알 수가 있게 되죠. ^^
유명한 단어로 예를 하나 더 들어보면
같은 全이란 한자지만 て를 붙여 全て로 쓰면 すべて로 읽고 모두라는 뜻을 의미하고
く를 오쿠리가나로 붙여 全く로 쓰면 まったく라고 읽고 정말로, 정말이란 뜻을 의미한다는걸 구분시킬 수 있죠 ^^
이 오쿠리가나는 이런 구분을 넘어 부사나 연체사, 형용사, 용언, 동사들을 구분하는데 필수로 사용되고 심지어 형용사 안에서도 규칙이 달라지는 い형 형용사나 な형 형용사로 구분하고 동사도 그룹을 나누는데 필수 역할을 할 정도로 엄청나게 많이 사용되고 절대 없어선 안될 존재가 되어있습니다.
4. 그럼 어떻게 사용되는가?
[愛犬人] 이란 단어를 표현할때 애견인이라고 써도 되고, 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안될건 없듯 정해진 법칙은 없습니다.
심지어 오쿠리가나도 마지막 음만 사용하는게 아니라서 예외로 따지면 불규칙 언어 수준으로 많아 특정 규칙이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다만 대체적으로 통용되는 룰은 있는데요. 여기선 이 룰들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Ⅰ. 명사에서는 몇몇 예외를 제외하곤 오쿠리가나를 쓰지 않는다
Ⅱ. 오쿠리가나가 붙어 있으면 대부분은 훈독을 읽는다.
Ⅲ. 여러 한자가 붙어 있을 경우엔 모두 음독으로 읽는 경우가 많다.
예) 授業料(수업료)는 じゅぎょうりょう로 읽으며 각 글자별로 じゅ / ぎょう / りょう 요렇게 발음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첫 글자인 授(줄 수)자는 음독은 じゅ이고 훈독은 さずかる나 さずける 두가지가 있지만 음독인 じゅ를 사용하였고,
두번째 業(업 업)과 料(헤아릴 요)자도 각각 음독인 ぎょう와 りょう를 가져와 발음을 이루고 있죠.
(두번째 業자는 음독이 ぎょう, ごう 두가지나 위에선 첫번째껄 사용했습니다.)
Ⅳ. 한 글자일 경우엔 음독을 사용하는 경우가 좀 더 많은듯하다.
이 4가지가 제가 느낀 주로 사용되는 룰로 꼽아봤습니다 ^^
5. 아테지 (当て字)
여기서 끝나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한가지 더 있습니다. 위에서 한자는 중국에서 만들어졌지만 일본에 넘어온 다음 한자의 뜻이 추가된 경우도 있다고 했는데요. 이번엔 한자의 뜻이 추가되는게 아닌 아예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진 경우입니다.
기존의 한자 의미를 무시하고 아예 새로운 음, 뜻을 붙여진거죠.
아테지의 범위도 매우 넓어서 비슷한 음을 가져와 새롭게 만들어진 단어가 있고 글자의 뜻끼리 결합하여 만들어진 단어가 있죠.
비슷한 음을 가져와 새롭게 만들어진 단어들은 주로 외례어나 외국의 것들을 표시할때 많이 사용되는데요 예를 들어 유럽을 의미하는 欧州 이란 단어는 본래 글자의 뜻은 토하다란 뜻의 '구'자와 고을이나 행정 구역 '주' 자를 단순히 '유로파'란 외례어와 비슷한 음만 가져온 경우 입니다. 이는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을 뜻할 때 아름다운 미(美)자를 쓰거나 꽃부리 영(英)자를 영국에 사용하는 등 여전히 현역으로 사용중이죠 ^^
그리고 글자의 뜻끼리 결합된 단어의 예로는 밝은 명(明)자와 날 일(日)자를 결합한 내일이란 (明日, あした) 단어가 있습니다.
明日은 각각 음독은 みょう와 じつ 이지만 둘이 합쳐진 상태에선 아예 새로운 단어로 적용되어 내일이란 뜻과 あした란 음을 가지게 되었죠.
이런 경우엔 어느정도 예측을 하더라도 정확한 뜻은 알수 없기 때문에 새롭게 암기하는걸 추천드립니다.
6. 훈차
이렇듯 일본어의 상당수가 한자의 뜻을 가져와 변형하거나 더해 만들어진 훈차 개념의 단어들이 판을 치기 때문에 4번에서 했던 룰들의 예외가 매우매우매우 많아집니다.
이런 훈차의 장점으론 한자 모양을 좀 덜 외우게 된다는 점이지만 대신 읽는 방식이 너무 많아지는 엄청난 단점이 존재하고, 이는 세월이 가면 갈수록 더욱 많아질 전망 입니다 ^^;;
그나마 상용 한자에 한해선 법령과 상요 한자표를 사용해 특정 방식 한가지로만 읽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이런 원칙이 통하지 않는 인명과 지명은 정말 짓는 사람 마음대로라서 일본인이라도 올바르게 읽어내기 힘들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일본어의 가장 큰 단점이자 극복되기 어려운 진입 장벽일꺼 같습니다.
7. 그럼 단어는 어떻게 외울까?
제가 생각하는 그나마 가장 편하고 확실한 방법은 한자 하나씩 접근하여 한자의 훈독 음독을 모두 외우는것 보다는 단어 단위로 단어의 뜻, 음만 외우는 식으로 시작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제가 단어 외우며 지금도 작성중인 단어장인데요.
보시다시피 한자 단위가 아니라 단어별로 뜻과 발음을 적어 외우고 있습니다.
이렇게 어느정도 외우다 보면 한자의 뜻과 자주 사용되는 발음들이 자동으로 외워지니 훈독이나 음독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가 많이 줄어듭니다 ^^
이것으로 훈독과 음독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저는 초보자라 오타나 잘못된 내용이 충분히 많을 수 있으니 수정 사항을 감사히 남겨 주신다면 바로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FILE을 공유해주세요
답글삭제howtwosavealif3 * yahoo .com 에 보내세요. 저도 답장에 긴 단어장을 보낼게요.
답글삭제제가 작성한 단어장은 책 내용을 그대로 가져온거라서 공유가 어렵습니다.
삭제보내세요 ㅇㅈㄹ ㅋㅋㅋ 맡겨놓으셨나
삭제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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