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17일 목요일

[1] 우리가 하는 거짓말들 (Reddit, 괴담)

These are the lies we tell (우리가 하는 거짓말들)

오늘 개가 집을 나갔어.

쉽고 간단한 거짓말이지, 그럴듯하며 의심도 받지 않아. 모두 그 개가 어땠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지. 물론 거짓말을 한 만큼 해야 할 일들이 있지.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휘파람을 불고 고함을 지르고 다니거나, 실종 포스터를 붙이는 등말이야. 그리고 개를 봤다는 전화가 오면 찾아가 보기도 해야 하지. 물론 거기에 개는 없겠지만. 거기다 우울해할 애들과도 놀아줘야 하지. 아이들 얼굴에 희망이 사라지는 걸 지켜보는 건 슬프지만 그렇다고 진실을 알려줄 필요는 없지 않겠어? 사실을 알아봤자 행복해지는것도 아니고 말이야.

개가 도망갔어.

나는 헛간에서 도구들을 손질 중이야.

거짓말이 아니야, 정말로. 뭐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삽이 더러워져서 씻어낼 수 밖에 없었고, 바위를 내리치는 바람에 우그러진 곳도 펴야 했지. 도끼 날도 갈아야 했고. 이런 일들은 헛간에서 항상 하는 일들이지 않아? 귀찮기는 하지만 중요한 일들이야. 이렇게 준비를 잘 해두면 사람들이 귀찮은 질문을 하지도 않을꺼고, 혹시 모를 엉뚱한 일들도 방지할 수 있단 말이지. 그리고 이렇게 말을 아낄수록 기억할 거리도 적어지더라고.

그 멍청한 개가 도망갔어.

나는 헛간에서 도구들을 치우고 있었어.

난 네 엄마와 싸우지 않았단다.

애들이 어떻게 어른들의 관계를 이해하겠어? 긴장 상태라고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잖아? 오히려 더 격하게 서로를 사랑한다고 봐야지. 사랑하지 않았다면 그냥 떠났겠지만 난 아내를 사랑했기에 그녀가 잘못된 길에 빠지는 걸 더는 두고 볼 수가 없었어. 그녀는 나를 비난했지만 난 우리 가족을 위해 항상 헌신해왔었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선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을 거야. 나의 명예, 나 자신까지 모두 줄 수 있어.

다른 개 한 마리를 들이기로 했어요.

헛간에는 위험한 도구들이 많아 자물쇠로 잠가둔 거란다.

난 네 엄마와 싸우지 않았어, 잠시 할머니 댁으로 떠난 거야.

왜 이렇게 일이 점점 더 복잡해지는 걸까? 질문을 적게 받기 위해 한 거짓말이지만, 모두들 "처가에 갔어"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 물론 애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전히 개가 도망간 건 알고 있지. 모두들 내가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심지어 아내가 없어도 묵묵히 애들을 키우는 나를 사람들이 존경하는 거 같아.

난 이런 걸 원하지 않았어. 이때까지 내가 한 모든 건 우리 가족을 지키기 위함인데, 왜 그녀는 이걸 몰라준 걸까. 난 정말 이렇게 되길 원하지 않았어.

겨울 동안은 헛간에서 냄새가 나지는 않겠지?

아내가 애들을 데려갔어요.

이젠 이 한마디로 충분하다. 이제는 누구도 개나 헛간의 도구들을 묻지도 않고, 자세한 일을 캐묻지도 않으니 말이다. 이 말을 하면 누구든 미안한 표정으로 어색한 사과를 하게 되지. 난 개가 사라진 이후로 처음으로 숨이 트이게 되었어. 이런 말을 생각해내다니 참 우습기도 하지. 이젠 이 말이 필요 없는 순간에도 머릿속에 떠오를 정도야.

이제 모든 시간은 온전히 나의 시간이 되었어! TV를 볼 시간, 정원을 가꿀 시간, 나한테 왜 그래? 혹은 우리들 신경 좀 써줘! 라며 때 쓰는 사람 없이 구덩이를 팔 시간까지. 내가 얼마나 너희들을 신경 썼는데! 내 모든 건 너 휠 위한 거였어! 지금 이 순간에도 말이야.

아내가 양육권을 가져갔어요.

그건 개 무덤입니다.

이제 좀 더 보완해서 이젠 이 두 마디로 충분해졌지. 그건 개 무덤이에요. 판다면 개 시체가 나오겠죠. 어떤 바보가 개 무덤을 팔진 모르겠지만요. 하지만 요즘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조심하고 있어. 사람들이 이것저것 쓸데없는 질문을 하며 오지랖을 떨어대니 말이다. 그래. 땅을 파봤자 개 시체만 나오겠지 그리고 나를 의심한 행동을 부끄러워하며 다시 무덤을 덮고 말이야.

덕분에 몇 피트 더 밑엔 뭐가 있을진 아무도 묻지 않게 되는 거고.

난 부끄럽지 않다. 좀 영리한 거지. 어파피 세상은 예의 바른 거짓말로 돌아가는 거니깐.

우리가 하는 거짓말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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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이야기는 레딧에 올라오는 미스터리 관련 단편들입니다.

  원문에서 제가 느낀 분위기로 의역을 한 거라 내용이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보고 재미난 글들은 번역해서 더 가져오겠습니다.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에 대한 이야기를 댓글로 많이 나눠주세요 ㅎㅎ

  해당 이야기의 해설은 마우스로 드래그를 하면 볼 수 있습니다.

  (해설)
  개가 집을 나갔어 = 시끄러운 개를 죽였다.
  나는 헛간에서 도구들을 손질 중이야 = 아내에게 추궁당함.
  난 네 엄마와 싸우지 않았단다 = 추궁하던 아내를 살해함.
  헛간에는 위험한 도구가 많아 자물쇠로 잠가둔 거란다 = 살해한 아내를 헛간에 숨김
  아내가 애들을 데려갔어요 = 찡찡거리고 의심하던 애들마저 살해.
  그건 개 무덤입니다. = 살해한 가족 모두 매장.

출처 : https://wh.reddit.com/r/nosleep/comments/7hhtk3/these_are_the_lies_we_t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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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The dog ran away today.

It’s an easy lie, a simple one. Believable. No one questions it. Everyone knows how dogs are. There’s some work to follow through on it, of course. Walking around the neighborhood yelling, whistling. Putting up posters. Fielding calls from people who claim to have seen the dog. Which they haven’t, obviously, but I have to play along for the kids. It’s sad to watch the hope flare and fade in their faces, but what’s the alternative? The truth wouldn’t make them any happier.

The dog ran away.

I’m cleaning the tools in the shed.

Barely even a lie, really. Omission, if anything. The shovel did need to be cleaned, and a dent hammered out of the corner where it struck a rock. And obviously the axe had to be sharpened. So why not give the other tools a once-over while I’m out there? It’s window dressing, but that’s important. Setting the stage appropriately stops people from asking questions, and that saves all sorts of trouble down the line. The less you say, the less you have to remember.

The stupid dog ran away.

I was out cleaning the tools in the shed.

Your mother and I aren’t fighting.

How can children understand adult relationships? Tension doesn’t mean two people don’t love each other. If anything, it means they love each other too intensely. It’s easy to shrug and walk away from someone you don’t care about. Much harder to see someone you love going down the wrong path. I am anything but distant, no matter her accusations. I am deeply invested in this family. I sacrifice to protect it. My honor, my self: I will give it all.

We’ll talk about getting another dog.

The lock on the shed is to keep you safely away from dangerous tools.

Your mother and I aren’t fighting, but she’s gone to stay with your grandmother for a little while.

Why do things get so complicated? Here, at least, is one designed to reduce questions. Everyone knows what “staying with her mother” is code for. Not the children, of course, but they still think that the dog ran away. Everyone else just sees me putting on a brave face. I think they respect me for raising the kids without her.

I didn’t want this. Everything I’ve done has been to protect this family, to keep it together. I don’t know why she couldn’t see that. I never wanted to be in this position. At least it’s winter and the shed won’t start to smell for a little while.

She’s taken the kids.

Condensing. All other lies fold into this one. There’s no one left to care about the dog, no one to ask about the tools. No one asks for details on this. It invariably gets a grimace and an awkward apology. Meanwhile, I can take a deep breath for the first time since the dog ran away. Funny how easily that line comes now. Even when I don’t need to say it, it’s just what comes to mind.

My time is my own again. Time to watch TV, time to work in the yard, time to dig holes without anyone asking why or what for or why don’t you pay attention to us. I pay so much attention! Everything is about you. Even this. Even now.

Isn’t family supposed to be about happiness and togetherness? We’re happier now, and we’ll always be together. She really was going to leave, you know. Tear this family apart. I couldn’t have that. I kept us together.

She got full custody.

That’s the dog’s grave.

Omission again. It is the dog’s grave. If you dig down, you’ll find the dog. I don’t know what kind of sick-minded person would dig into a dog’s grave, but you can never be too careful these days. People ask a lot of questions, stick their nose into other people’s business. So if you dig down, you’ll find a dog, and you’ll be ashamed of yourself and cover it back up.

Which means that you won’t dig a few more feet down to see what else might be there.

I’m not ashamed. I’m just not stupid. The world runs on polite fictions. These are the lies we t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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